비행 / Matena

2018.04.10 10:24

Kulturce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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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행

나는 온종일 잘 지내지 못했다. 나는 갑자기 얼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나는 우리들의 여름별장 계단에 꼼짝 않고 앉아 있었다. 할머니는 내 곁을 몇 번이나 지나가셨다. 할머니는 마당으로 나가셨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셨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오셨다. 마침내 할머니는 내게 물으셨다.

“보보야, 무슨 일이 있었니?”

“너는 마치 아픈 사람처럼 풀이 죽어 계단에 앉아있니? 왜 너는 친구들과 놀러 가지 않니?”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어떤 녀석이 너를 때렸니?”

할머니는 계속해서 물으셨다. 할머니는 매우 궁금해 하셨고 질문을 멈추지 않으셨다.

“누가 너를 괴롭혔어? 그 녀석이 누구인지 할머니한테만 말해봐. 할머니가 혼내줄게.”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그러나 나는 다시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내 앞에 있는 체리 나무에 대해 생각했다.

나한테 일어난 일을 어떻게 할머니한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할머니는 나를 너무 사랑해서 진심으로 도와주시려고 하지만, 내가 이야기 할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을 믿지도 못할 것이다, 할머니는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씀하시면서 웃기만 하실 것이고 나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나는 체리 나무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했다. 이미 먼저 열린 체리들은 익기 시작했고 루비알처럼 붉어졌다. 나는 뜰을, 꽃들을…… 관찰했다. 지난 날 이후 무언가 달라졌다. 나로서는 세상이 전혀 다르고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물리적인 법률과 다른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것은 사람들이 나를 조롱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를 믿지 않을 것이다. 내가 봤던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모든 것이 예전 같고 모두 아이일 때처럼 이면 좋겠지만 이미 불가능해졌다. 나는 변했다. 나는 이제 달라졌다.

나는 계단에 앉아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끊임없이 생각했다. 어제 아침 나는 우리 주거단지 내의 소년들이 모여 있는 강으로 갔다. 그곳에서 우리는 물을 건너 물고기를 잡고, 돌멩이들을 던졌다. 하지만 나와 가장 친한 라드는 우리와 함께 있지 않았다. 라드는 오지 않을 거라고 나는 단정했다. 나와 라드는 같은 반에서 배운다. 우리는 같은 의자에 앉았다. 라드는 다른 소년들과 같지 않다. 그는 책벌레여서 우리는 늘 그를 놀린다. 우리는 그가 독서 때문에 미쳐갈 거라고 말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화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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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않게 라드가 왔다. 오늘 그는 조금 이상하게 보였다. 그는 멍해 있고,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는 우리를 보는 것 같았지만, 보지 않았다. 아마도 그는 또 다시 한밤중까지 책을 읽었을 것이라 나는 추측했다. 라드는 강가에 앉아 우리들이 노는 것을 꼼짝 않고 지켜봤다. 나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말했다.

“너는 왜 우리와 함께 놀이 않아? 우리한테 화났어?”

“아니.”

그가 대답했다.

“무슨 일 있어?”

나는 물었다.

그는 묵묵히 있다가 잠시 후에 낮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모르겠어,”

“뭐가?”

“무슨 일이 생겼어.”

“뭔데?”

나는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와 봐. 나는 너한테만 말할 거야. 그런데 여기는 아니야. 여긴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있어.”

나는 마치 돌처럼 굳어졌다. 한번은 그가 미스테리하고 비밀스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확실하게 그는 매우 중요한 무언가를 내게 말하고 싶어 했다. 나의 호기심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마치 내 안에 불이 붙는 것 같았다. 나는 매우 불안해졌다.

“우리 어디로 가니?”

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저기로. 작은 숲 뒤에 풀이 없는 꽤 넓은 공터가 있어.”

“거기에서 우리 뭐 할 건데?”

“너는 보게 될 거야.” 라드는 수수께끼처럼 말했다.

나는 꿈속에서처럼 그와 함께 가기 시작했다. 라드는 풀이 없는 공터의 돌 위에 앉아 그의 크고 푸르게 빛나는 눈으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나로서는 이 눈이 주시하고 직감하는 무언가를 내가 본 것도 아니고 이해한 것도 아니어서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너는 가장 친한 친구니까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너한테만 말할 거야.

라드는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무언가 두려워한다는 것을 직감했는데,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렸기 때문이다.

“언젠가 너에게 내가 날고 싶다고 말한 거 기억해?” 그는 이어갔다.

“그럼, 기억하지. 너는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어.”

“틀렸어, 나는 새처럼 날고 싶어.”

나는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며,

“너 미쳐가고 있구나?”

하고 곧바로 물었지만, 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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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새들만이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어. 그들은 하늘에서 날고, 단지 하늘에서만 아니라 온 세상이 그들의 것이야. 새들은 자유로워.”

나는 그에게 귀 기울였으나 그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난다는 것은 자유로움이야.”

그는 덧붙였다.

“네가 날지 않아도 자유로울 수 있어.”

나는 설득했다.

“아니야!”

그는 집요했다.

“오로지 날 때만이 사람들은 자유로워 너의 영혼, 너의 정신은 날아야만 해, 만약 너의 영혼이 난다면 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자유로워지는 거야.”

나는 귀 기울이긴 했지만 이미 그가 미쳐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영혼과 정신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다. 그는 비행기 조종사가 되려고 이미 몇 년 전부터 몰래 전문적으로 자신을 단련시켰을 거라고 나는 짐작했을 뿐이다.

“너 지금 괜찮아? 아픈 곳은 없니?”

나는 불안해져서 물어 봤지만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부드럽게 물었다. 그렇지만 그는 내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았다.

“어젯밤 꿈에서 나는 날았어.”

라드가 말했다.

“나는 집 위를, 들판을, 숲 위를 날았어……”

“그것은 이상하지 않아.”

나는 말했다.

“나도 자주 나는 꿈을 꿔.”

“그렇구나. 그래서 나는 아침에 마당으로 나와 다시 나는 것을 시도해봤어.”

라드가 나를 바라보았다.

“내 팔을 곧게 펴서 날갯짓했더니 날기 시작했어. 나는 2, 3m를 날았고 비둘기처럼 내려앉았어.”

“정말이야?”

나는 웃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지금 농담하고 싶지 않아.”

“너는 확실히 미쳤어.”

“그래, 아무도 나를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 오직 너한테만 고백하는 것은 네가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이기 때문이야.”

“봐, 너는 독서를 너무 많이 해서 확실하게 미쳤어.”

나는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읽는 것을 그만두면 우리들처럼 땅에서 편안하게 거니는 너를 볼 수 있을 거야.”

“아니야….. 독서 때문이 아니야.”

그는 고집을 부렸다.

“나는 이제 정말 날 수 있어. 내 영혼은 날아. 나는 무척 날고 싶었고 이젠 날 수 있어.”

나는 말문이 막혀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는 정말 미쳤다.

“나한테 보여줘 봐.”

나는 말했다.

그는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내게서 2, 3m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그는 침착하게 미동없이 서서 자신의 주의를 집중하여 하늘의 보이지 않는 지점을 주시하였다. 그런 다음, 라드는 양팔을 천천히 뻗고 힘차게 휘젓더니….. 정말로 날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더, 더 높이 그는 떠올랐다. 그는 내 머리 위를 맴돌았고 내게서 빠르게 멀어져 지평선으로 날아갔다. 나는 이미 그를 볼 수 없었다. 그는 구름 없는 푸른 하늘, 저 멀리 검은 작은 점과 같았다.

나는 그렇게 아연실색하고 놀라서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안 되었다. 나와 제일 친한 친구라드는 정말로 날았다. -자유롭게 새처럼 쏜살같이. 나는 무섭고 두려워졌다. 차츰 나는 악몽을 꾸고 일어난 것처럼 조심스럽게 생각하려했지만, 그러나 나는 그가 부럽다. 지금 나는 그가 매우 부럽다. 나는 그처럼 날고 싶다. 자유롭게, 한없이 자유롭게.(끝)

(최숙희,04.04.2018. 010-8750-4813. matena08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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