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에스페란토 서점다양하고 저렴한 인터넷 서점!

[고대신문] 만국공용어로서의 가능성을 꿈꾸다

만국공용어로서의 가능성을 꿈꾸다

  • 인지현 기자
  • 입력 2008.10.05 11:04
에스페란토의 창시자 자멘호프 박사
에스페란토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인공어로, 자멘호프(Lazaro Ludoviko Zamenhof) 박사에 의해 1887년 발표됐다. 에스페란토(Esperanto)는 ‘희망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자멘호프 박사의 필명이었으나 후에 언어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62개국이 세계에스페란토협회 가맹국으로 등록돼 있으며 약 120개국에 속한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에스페란토를 사용하고 있다.에스페란토는 같은 민족 내에서는 모국어를, 다른 민족과는 중립적이고 배우기 쉬운 언어를 사용하자는 ‘1민족2언어주의’를 표방한다. 자멘호프 박사는 “에스페란토는 중립적 언어기반 위에서 민족간 벽을 허물고 모든 민족 구성원이 인간애와 형제애로 서로를 이해하려는 내적 사상에 기반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에스페란토는 문법이 간단명료하고 기존 언어와 달리 문법적인 예외가 없어 빠른 시간 내 습득이 가능하며 확산력 또한 크다. 이중기 세계에스페란토협회 아시아 위원장은 “보통의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에스페란토를 12시간 정도 공부하면 간단한 회화가 가능하다”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는 데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에스페란토는 대단히 경제적인 언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에스페란토가 유럽 언어를 근간으로 한 서구 중심의 인공어라고 비판한다. 당시 자멘호프 박사는 동양권의 문화나 언어에 대해 무지했고, 실제로 그는 유럽어의 장점을 주로 종합해 에스페란토를 창안했다. 에스페란토의 기본 문자 역시 알파벳과 형태가 매우 유사하며 로망스어와 게르만어 계 어휘와 비슷한 에스페란토 어휘가 많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에스페란토 문법만의 독창적인 면이 아시아인 등 비유럽 권에 사는 사람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송호영 세계에스페란토청년기구 한국대표위원은 “목적격(대격) 어미 -n의 사용과 비교적 자유로운 어순, 자유로운 합성어 사용 등 언어 구조상 동양어에 가까운 부분도 많다”며 “또한 최근 아시아권 국가의 단어를 에스페란토에 편입시키려는 시도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페란토 전문가들은 에스페란토가 세계 공용어로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중기 위원장은 “현재 유럽연합에서 공용어로 에스페란토를 채택하려고 논의 중”이라며 “만약 에스페란토가 공용어로 채택될 경우 다른 국제기구에서도 에스페란토를 사용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7개 가입국의 23개 언어를 모두 공용어로 채택,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EU에선 오래 전부터 공용어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미 지난 1954년에 세계에스페란토협회와 UNESCO 총회가 자문관계를 맺었고, 이어 △UN △UNICEF △유럽 자문회의 △미주국가기구 등과도 교류 협정을 맺었다.

현재 국내에선 △단국대 △한국외국어 △원광대에 에스페란토 과목이 개설돼 있는 정도다. 이에 비해 이미 에스페란토가 널리 사용되는 유럽 지역에선 에스페란토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헝가리의 에토바스로란드 대학엔 에스페란토 학위과정이 설치돼 있고, 폴란드의 포즈난 대학엔 언어학과에 에스페란토 전공이 개설돼 있다. 산마리노 국제학술아카데미는 6개 학부의 전 과목을 에스페란토로 강의를 하고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수여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호주 △폴란드 △중국 등 15개 국가에서 에스페란토 전용 라디오 채널이 운영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명작이 에스페란토어로 번역·출간되고 있다.

한편 인터넷 시대에 이르러 에스페란토는 온라인상의 공용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송호영 대표위원은 “온라인 공간을 통한 국제적인 교류가 일상화되면서 앞으로 에스페란토는 단순한 취미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국제 의사소통의 도구로, 그리고 평화 운동의 하나로 존속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신문에서 기사 보기

 ▶ http://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12279

 



댓글 쓰기(Lasi Respondon)